아키타의 이야기

다양성과 혁신의 산물, 아키타의 고대 발효 문화

Fermentation Culture
요리 & 니혼슈 (사케) 아키타현 중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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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에 대한 깊은 이해가 사케의 특별함과 실험의 토대

아키타의 추운 겨울과 풍부한 천연수, 뛰어난 품질의 쌀과 특별한 토종 효모와 이노베이션의 결합은 아키타가 일본에서도 유명한 사케 생산지역으로 자리매김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아키타의 양조장을 꼭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나처럼 발효 식품 순례를 하고 있다면 말이다.

다카시미즈 사케 양조장은 아키타 최대규모의 사케 양조장으로, 1944년 12개의 소규모 양조장이 합병해 세운 것이다. 호박색을 띠는 사케 ‘가온주쿠세이 게다쓰슈’는 해외의 요리사들과 소믈리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사케를 알게 된 후로 나는 다카시미즈를 꼭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본래 사케는 저온에서 저장·숙성시키는데, 다카시미즈에서는 혁신적인 발상을 통해 따뜻한 상태에서 사케를 숙성시켰고,그 결과 세계 최초의 가온주쿠세이 게다쓰슈가 탄생했다.

가온주쿠세이 게다쓰슈

아키타 역에서 차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가와시리에 위치한 다카시미즈 본점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인 곤 미사코 씨는 다카시미즈 양조장은 두 곳이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가와시리 본점에서는 전통적인 사케와 생산기술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고쇼노 지점에서는 이노베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사케를 만드는 기본 과정을 소개하기 위해 곤 씨는 우리를 다카시미즈의 양조장 중 가장 작은 센닌구라로 데려갔다. 센닌 구라는 현대식 장비 없이 사람의 손으로 전통 사케를 빚는 곳이다. 이곳에서 구라비토(주조 기술자)는 술을 빚는 데 필요한 전통기술과 협동정신을 배우게 된다.

센닌구라 안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사케를 빚는 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본 외 서양 국가에서는 사케를 흔히 ‘쌀 와인’이라고 하지만 술을 빚는 과정은 와인보다 복잡하다. 사케는 기본적으로 밥과 쌀누룩(누룩 균이 핀 반죽 덩어리)와 물, 효모를 섞어 만든다.

곤씨는 “사케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다”며 “하지만 와인은 당분을 포함하고 있는 포도가 효모에 노출되면서 알코올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사케의 재료는 쌀이기 때문에 전분을 당분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이곳이 누룩이 들어오는 곳이다. 누룩 균의 마법은 쌀의 전분을 포도당으로 바꾸고, 효모는 발효를 통해 포도당을 알코올로 바꾼다. 이러한 과정은 하나의 양조통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와인이나 맥주의 발효 공정과는 다르다.

사케의 재료는 많지 않지만 재료와 생산 방법을 살펴보면 만들 수 있는 맛과 향의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곤 씨는 쌀이 담긴 유리 케이스에 손을 뻗으며, 사케의 맛과 향을 만드는 변수 중 하나는 도정이라고 설명했다.

곤 씨는 “쌀의 크기와 색깔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쌀의 도정 비율이 사케의 등급을 정한다고 말했다.

다카시미즈의 고쇼노 양조장의 양조자들은 전통 기술과 현대식 장비를 결합해 새로운 사케를 개발한다.

곤 씨는 “고쇼노구라의 토지(주조 장인)는 일본사케 어워즈에서 16년 연속 양조 기술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말했다. 일본 유일의 토지는 그렇게 오랜 영예를 안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실험적인 사케 중 하나가 온도를 바꿔가며 숙성시킨 화제의 가온주쿠세이 게다쓰슈이다. 또다른 사케로는 ‘α’라는 상품이 있는데, 양조 공정에서 물 대신 이미 완성된 사케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사케들은 안정적인 생산이 매우 어려운데, 이를 가능케하는 것이 바로 다카시미즈 토지의 전문적인 기술과 직관력, 그리고 통찰력이다.

투어가 끝나면 배운 것을 직접 느껴 보아야 한다. 내가 양조장을 방문한 시기는 12월 이었는데, 때마침 운 좋게도 한정판 하츠시보리 사케를 시음할 수 있었다. 하츠시보리란 매년 11월에 빚은 그 해의 첫 술을 말한다. 하츠시보리는 신선하고 생기가 넘치는 맛이다. 더불어 가온주쿠세이 게다쓰슈도 맛볼 수 있었는데, 특유의 광택을 감상하며 술의 이름이 왜 “열반에 든 사케”라는 뜻인지 이해했다. 맛 또한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우며 톡 쏘는 느낌도 있어 말 그대로 극락에 온 듯 했다.

다카시미즈 양조장 중 최대 규모인 센슈구라의 3만 6000L용량의 양조통
다카시미즈 양조장 중 가장 작지만 가장 전통적인 센닌구라의 2,300L용량의 양조통
긴 겨울 동안 영양 공급을 위해 발효되는 '신의 선물' 하타하타

어디에 묵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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