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계절을 아키타에서 체험하자
벚꽃이 피는 봄, 신록이 우거진 여름. 단풍을 즐기는 가을, 눈이 쌓이는 겨울.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록된 시라카미산지를 비롯해서 방대한 자연이 많이 남아있는 아키타에는 일본의 아름다운 사계절이 모두 모여 있다.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은 풍경부터 최근에 주목받는 장소까지, 아키타의 다섯 가지 풍경을 소개한다.
봄에는 레트로 거리 가쿠노다테에서 벚꽃을 즐기자
아키타 신칸센이 정차하는 JR 가쿠노다테역 주변은 벚꽃 명소로 유명하다. 17세기부터 지어진 무사저택이 보존된 가쿠노다테 무사저택 거리에는 약 400그루의 벚나무가 늘어서 있는데, 30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벚나무와 삼나무 등이 줄지어 있다. 마을 옆을 흐르는 히노키나이가와 강둑에는 봄이 되면 약 2km에 이르는 벚꽃나무 터널이 생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해가 지면 조명을 밝혀 늦은 밤까지 벚꽃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푸르른 수국꽃이 만발한 운쇼지의 여름
아키타현의 북서부, 오가반도에 있는 운쇼지(雲昌寺) 절에서는 매년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까지 푸른 수국이 절경을 이룬다. 수국이 만개했을 때는 마치 카펫이 깔린 것처럼 선명한 푸른색이 펼쳐진다. 이 수국들은 부주지인 코나카 슈운(古仲宗雲) 스님이 수국 가지 하나에서 시작해 15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손수 키운 것이라고 한다. 멀리 펼쳐진 바다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운쇼지가 아니라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시라카미 산지'
아키타현 북서부와 아오모리현 남서부에 걸쳐있는 약 13만ha의 시라카미산지. 약 8,000년 전부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일부 남겨져 있어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입산 허가가 필요한 본격적인 등산 코스도 있지만, 초보자도 운동화를 신고 산책할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코스도 많다. 신록과 단풍이 눈을 즐겁게 만드는 너도밤나무 자연림을 걸으며 에메랄드그린의 연못과 컬러풀한 색을 뽐내는 야생의 새들을 만날 수 있다.
'내륙종관열차'타고 절정의 단풍 속으로
'가쿠노다테역'에서 출발해서 아키타현의 내륙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로컬 열차인 '아키타 내륙 종관 열차'는 주민들로부터 친근하게 '내륙선'으로 불린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최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 찾는 관광객이 늘었다. 특히 가을에는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단풍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절경 스폿에서 열차가 느리게 운행한다. 내륙선 역에 위치한 여러 온천시설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행도 추천한다.
설국 아키타에서 만나는 '스노 몬스터'
매년 1월 중순에서 3월 초순에 걸쳐 모리요시산의 절경을 이루는 수빙. ‘스노 몬스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속 물방울들이 나뭇잎에 달라붙어 얼면 커다란 몬스터 모양의 형상이 된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가서 5분만 걸어 올라가면 순백으로 빛나는 환상적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기간 중에는 현지에서 장화나 등산 스틱 등을 빌려주기 때문에 준비물 없이도 갈 수 있다. 맑은 날에는 한 바퀴 도는 데에 30분이 걸리는 감상 코스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