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의 이야기

충견 아키타견의 고향, 오다테

아키타 견
계절별 풍경 아키타현 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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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현은 일본에서 6번째로 큰 ‘현’이며 도쿄에서 북쪽으로 450km 떨어져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주요 산업인 농업이 발달하여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아키타는 도호쿠 지방에서도 쌀 생산량 1위를 자랑하며 좋은 쌀과 깨끗한 물로 만든 사케도 일본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키타현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아키타견’. 아키타견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키타가 원산지이다. 16세기 ‘아키타 마타기’라고 불리는 사냥을 위해 길러진 토착견이 기원이다. 본래 무사의 투지를 높이기 위해 ‘투견’으로 하사되었다고 한다. 주로 아키타현 북부의 오다테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오다테이누(오다테견)’라고도 불린다.

귀엽고 충성스러운 국민견 ‘아키타견’

아키타견의 인기는 ‘충견 하치코’라는 유명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1920년 도쿄제국대학의 우에노 히데사부로라는 교수가 ‘하치코’라는 이름의 아키타견을 키웠는데, 하치코는 교수가 갑자기 사망한 후에도 여전히 매일 시부야역에 가서 주인이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 미담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하치코’상이 시부야역에 세워졌다. 이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 ‘하치 이야기’로 각색되어 전세계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아키타견의 충성스런 이미지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았다.

오다테 지역 활성화 협력가 하라다 사쿠라 씨와 아키타견 오모치

최근 수년 간 아키타견은 국교 증진을 위한 상징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키타현 지사는 2012년 당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동일본 대지진 지원에 감사하는 의미로 ‘유메’라는 이름의 아키타견을 선물했고, 2018년 아키타 보존협회는 평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일나조브나 자기토바에게 ‘마사루’라는 이름의 아키타견 강아지를 선물했다. 자기토바 선수는 일본 전지 훈련 당시 아키타견의 깜찍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친교와 외교의 상징으로 활약하게 되면서, 아키타견은 일본인의 호감은 물론 충성스럽고 영리한 일본의 견종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아키타견과 순수한 교감을 나누는 지역 활성화 협력가들

아키타현을 방문하면 공항, 역, 호텔 등지에서 아키타견이 나온 포스터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관광 홍보 대사처럼 멀리서 온 여행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아키타견의 고향인 오다테시에 위치한 ‘아키타견 마을’은 2019년 5월 문을 열었다. 아키타 견의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는 작은 박물관은 물론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키타견 마을’ 내에 위치한 지역 활성화 협력 사무실

일본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2009년 부터 ‘지역 활성화 협동 조합’ 정책과 관광진흥,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오다테의 지역 활성화 협동 조합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아키타견을 돌보는 것이다. 조합원 중 4명이 아키타견을 키우고 있고, 이들은 가끔 반려견을 데리고 아키타견 마을에 출근하기도 한다.” 이시다 도루 오다테시 산업관광과장은 아키타견 돌봄 외에도 SNS의 관리도 맡고 있으며, 아키타견을 통해 어떻게 지역 관광을 활성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엔 아키타견을 키워 본 적이 없었어요.” 오다테시 옆 지역인 노시로가 고향인 사쿠라 하라다 씨는 2019년 지역활성화 협동조합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오다테에 왔다고 한다. “오모치(아키타견)를 돌보게 되면서 들뜨기도 했지만 걱정도 되었습니다.”

“오모치는 클수록 의젓해졌고, 이제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오모치는 아키타현을 소재로 한 잡지에 나온 적도 있는데, 자식이 점점 멋지게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엄마가 된 기분이었어요!”

다양한 축제와 행사에서 조합원들은 아키타 견과 함께한다. 이 중 오모치와 쇼다이라는 아키타견은 오다테역의 역장으로 임명되었다. 귀엽고 재밌는 역장들의 손님맞이는 방문자들에게 오다테의 좋은 첫인상을 만들어준다.

조합원들의 활동기간은 최대 3년으로, 아키타견도 그들의 주인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라다 사쿠라 씨는 “오모치와 제 삶은 하나에요. 혹시나 헤어지게 된다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사실 오모치에게는 제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오모치가 필요한 건 오히려 저죠.”

조합원들과 아키타견들의 교감을 보고 있으면 이들에게 아키타견은 단순한 애완동물이나 관광 홍보 대사가 아닌, 평생의 반려 동물임을 알 수 있다.

아키타견 보호에 인생을 바친 사육사 모토세 준이치 씨

노시로 지방의 한 농촌 들판에는 일본의 몇 안 되는 아키타견 사육장 중 하나인 ‘노시로 고주소(能代幸寿荘)’가 숨어 있다. 이곳에서는 나이와 크기, 털색도 모두 다른 아키타견이 모두 사육되고 있으며, 중견 사육사 모토세 준이치 씨가 모든 운영과 사육을 맡고 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했습니다. 어렸을 때 제가 처음 키운 개는 하얀 아키타견이었습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가족과 함께 아키타현으로 이사 온 모토세 씨는 “아키타견은 일본의 견종 중 유일한 대형견입니다. 과거에 아키타견의 주인들은 대체로 영주였으며, 이들은 대개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아키타견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덩치가 크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키우는 사람이 줄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토세 씨는 그가 어렸을 적부터 함께한 아키타견에 대한 애정과 더 많은 사람들이 아키타견에 대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사육장 운영을 시작했다.

“체형 외에도 아키타견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꼬리와 귀입니다.” 아키타견의 스케치를 가리키며, 모토세 씨는 아키타견의 꼬리가 매우 굵고 등 위로 동그랗게 말려 있으며, 귀는 통통하고 작은 삼각형이 기울어진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키타견을 키웁니다.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원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중견 사육사로서 그는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고 해서 상금을 받는 건 아니지만 출전자들은 모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키타 보존 협회는 아키타견의 보존과 번식을 목표로 매년 아키타견 대회를 두 번 개최하고, 키, 머리, 털색, 뼈, 근육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연령별로 승자를 선정한다.

“우리 고쿠호마루는 한때 전국 1위 아키타견이었죠.” 평소의 진지한 표정과 달리 모토세 씨는 자신의 반려견 이야기에는 흐뭇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훌륭한 아키타견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토세 씨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집에 있는 성견 9마리에게 먹이를 주고 근처 들판에서 산책을 시킨다. “한바퀴 돌면서 애들을 다 돌보고 나면 8시가 다 되어갑니다.” 아침식사는 개들이 생활하는 주변환경을 청소한 후에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저녁이 되면 두번째 식사와 산책이 시작된다. “개 한마리 당 매번 2km 정도 산책을 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거리로, 개의 특성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토세 씨는 “아키타견은 힘이 넘치고, 개성이 뚜렷합니다. 그래서 산책은 한 번에 한 마리만 시켜야 합니다.” 이런 시간들을 모두 따져보면 그는 하루에 최소 5시간에서 6시간을 반려견들과 보내는 셈이다.

“먹이를 주고 산책을 시키고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모토세 씨는 말했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일본인들이 일본의 견종을 길렀지만, 지금은 약 3분의 1만이 일본의 견종을 기르고 있습니다. 이는 문화의 점진적인 손실입니다.” 모토세 씨는 이러한 문화의 유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키타견과 같은 견종은 언젠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며 자못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아키타견이 어떤 견종인지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교감을 나누는 것이라고 언제나 생각해 왔거든요!” 모토세 씨는 2019년 11월부터 시작된 아키타견과 함께 걷기 체험 프로그램이 아키타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광활한 아키타현에서는 지역 활성화 협력가와 사육업자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아키타견을 사랑하고 있었으다. 아키타견도 특유의 충성심으로 아키타 지방을 대대로 지키며 지역에 용기와 에너지를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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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켠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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